본문 바로가기

Vocabulary/R

Red carpet


 


 
  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다. 위에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었지만, 내가 받은 이미지는 저런 이미지였다. 학교 캠퍼스 내에 은행잎들이 무수히 떨어지고, 아직 사람들이 밟지 않아서 깨끗한 노란색을 가지고 있었다. 지저분하다고 낙엽을 청소하시는 분들이 따로 계신다. 그래서 떨어지면 얼마 안 있어서 길 위의 낙엽은 사라진다. 그 자연에서 느끼는 느낌은 인위적으로 표현이 안되는 신선한 느낌이다. 장년에 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 나뭇잎의 색을 연구 한 적이 있다. 나무 밑에 서서 햇빛이 비칠 때, 나무 위를 바라보면 그 나뭇잎의 느낌은 정말 어디에서 경험 할 수 없는 아름다움 경험이다. 이번에는 그 느낌을 나무 위에서가 아니라 나무 밑에서 받았다. 나무 위에서는 빛에 의해 나뭇잎의 색이 빛에 바란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나무 위에서는 푸르른 느낌의 아름다움이었다면, 나무 밑에서는 단풍이 지고 떨어진 뒤의 나뭇잎 자체의 아름다움이다. 노란색 거리를 생각하면서 레드카펫이 떠올랐다. 문득 포토샵으로 색상대체를 통해서 그 느낌을 받아 보았다. 우리가 사실 볼 수 있는 색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등에 한정되어 있지만, 나뭇잎의 색이 다양해진다면 더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건축적으로 레드카펫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기 위해서 ‘레드카펫을 왜 밝는 것일까’ 의문을 가지면서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레드카펫의 유래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다양한 지식인 검색과 조금씩 나와 있는 정보를 합쳐서 출처를 따로 밝히지는 않는다.)

  레드카펫은 공식행사나 귀빈이나 VIP에게 맨땅을 밟지 않게 하겠다는 극진한 환경 인사의 전통적인 방법이다. 레드카펫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 아이스킬로스(Aeschylus)가 BC458년에 쓴 걸작 ‘오테스테이아’중 ‘아가멤논(Agamemnom)'편에 등장하는데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에서 개선해 돌아올 때 빨간 길을 걸은 것에서 유래한다. 이후 유럽 왕실에서 귀빈을 환경할 때 레드카펫을 까는 것으로 발전했다.

  중세시대 염색 공장에서 가장 비싼 색이 빨강이었고 특히 황제를 중심으로 황실과 왕궁에서 주로 쓰인 색이 빨강이었다. 모직 10kg을 붉게 염색하기 위해서는 ‘케르메스(연지벌레)’라는 곤충이 14만 마리나 필요했기 때문에 귀족이나 왕족만이 누릴 수 있는 색깔이었다. 나폴레옹 1세 대관식 때부터 레드카펫이 권력의 상징으로 쓰였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붉은 색은 “극진한 대우”와 고급한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레드카펫은 고급 소재인 융단에 붉은 색을 칠해 초대된 이들에게 최고의 영광을 안겨주려는 목적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하다. 영화제 레드카펫이 배우를 모델로 내세운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로 전락한 측면도 있다. 굳이 영화제나 시상식이 아니더라도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 들어설 때도 이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은 충분히 타당하다. 거기다가 ‘빨간색 = 권위’라는 이미지 때문에 레드 카펫은 ‘최고의 환대’라는 뜻이 담기게 된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왕들의 용포 색깔이나 역사적으로 신분이 높은 이의 옷에는 붉은 색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빨간 색이 부유, 탄생, 권위, 생산, 젊음 등을 상징하고 있어 시상식 등에서 쓰일 때 귀한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 외에도 그 행사 자체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색에 의해서 길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건축적으로, 직접적으로 대입을 한다면 바닥색이나 패턴, 형태의 디자인을 통해서 장식 할 수도 있는 방법이 있겠다. 하나의 길이 색에 따라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재미있다. 단순히, 좋아했던 색을 쓰는 것이 아니다. 잘 보이라고 쓰는 색도 아니다. 이렇게 뭐든 그 유래를 찾으면 그 의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누군가의 계획없이 무작위로 흩어져있는 자연에서의 모습이 내게는 마음이 와닿는다. 위의 사진을 잘 보면 두 여학생이 길이 아름답다고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길이 색을 가짐으로써 하나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하나의 사건,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내가 발견한 것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서 확장한 것이지만, 인위적으로 인간이 만든 레드카펫이나 다양한 길의 요소를 통해서 사람들에 행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은 안 나지만 이 레드카펫에 대해서 조사를 하던 중, 어떠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이 쓴 글을 봤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은 ‘블루카펫’이다.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다. 그 홍해를 통해 건너감으로써 적에게서 탈출을 했다. 그 길은 누구에게는 구원, 기적의 길이 되었고, 누구에게는 죽음의 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같은 길이라도 사람마다 여러 가지 의미가 부가 된다. 내가 어떠한 길을 만든다고 생각하자. 재료, 형태가 바뀔 수 있고, 색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건축가이다. 나는 내가 건물의 내부, 외부를 통해서 길을 만들 때 그냥 길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것도 하나의 의미가 있고, 행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중 내가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레드카펫‘ 처럼 그 길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천위를 걷는 것이고, 누구에게는 자기가 꿈꾸던 꿈 위를 걷는 것이다. ’레드카펫‘은 일시적인 도구 이지만. 건축에서 건축가의 특권은 내가 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꿈을 줄 수도, 꿈을 만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